[뮤지컬]150315로기수
뮤지컬 로기수에 의도도 예상도 못했던 블로거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물론 내가 초대된건 아니지만 쨌든 초대권을 받으려면 블로거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데
이 비루한 블로그 운영자도 블로거로 봐주시고 감사합니다.
.......
그리고 후기는 일주일이나 지나서 올라오게 되는데.
로기수 마케팅 담당자분 죄송.
뮤지컬 로기수 2015/03/15
CAST
로기수 김대현
로기진 홍우진
프랜 장대웅
배철식 오의식
민복심 이지숙
이화룡 김민건
황구판 김성수
장개순 김지혜
돗드 권동호
로기수가 무슨 줄임말인 줄 알았는데
사실 사람이름이라구 합니다. 북한사람. 남한 말로 하면 노기수 씨가 되겠군요
두결한장 공연이 있었던 대명문화공장에서 절찬 상영 중.
두결한장 공연장 보니 또 민수가 보고싶고 그러네.
박성훈은 어서 차기작을 공개하라.
자꾸 샛길로 새고 있네.
무튼,
시놉시스 SYNOPSIS
뮤지컬 로기수는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벌어진 탭댄스 공연의 내막에 대하여 설명하는 시대극이다.
한국전쟁이 막을 내릴 무렵 거제포로수용소에서는 북한에서 끌려온 포로들이 중도파/극단 보수파로 나뉘어 있었는데.
로기수의 형 로기진은 미국에 적대적이고 내부 반동자들을 가차없이 처벌하는 극단 보수파에 속했다.
반면 로기수는 이념대립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순진한 17세 소년.
종전이 가까워오자 적십자에서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인권에 대한 국제협약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내한 일정을 잡고.
포로수용소의 총책임자 미군 수용소장 돗드는 본인이 포로들의 인권을 잘 보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극단 반미주의자인 로기진의 동생 로기수가 자본주의의 춤에 빠졌다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해
흑인 장교 프랜에게 로기수를 비롯한 포로들에게 탭댄스를 가르쳐 무대에 세울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로기진과 공산당이 이를 알게 되자 탭댄스단 포로들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되고 마는데.
뮤지컬의 소비자는 역시 나같은 배우들 수니이지만
남자들이 봐도 좋아할 만한 내용이긴 합니다.
남자들의 땀과....! 우애와....! 우정....!
아름다워.....
다만.... 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현역 군인에게는 관람료가 반값입니다만
오랜만에 문화생활 하러 온 군인에게 과연 전쟁 소재 뮤지컬을 보여주면 기뻐할 것인가.
육군 특히 최전방 육군을 지인으로 두신 분들의 센스를 믿을 일.
처음에 시놉시스를 들어보면 전쟁+북한+탭댄스라는 키워드의 조합이 마치 식빵 위의 초고추장마냥 읭스럽긴 하다.
그러나 극을 실제 보면 시대와 소재가 잘 어우러진다.
관람 내내 진짜 독특하고 신선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넘버도 좋고 조명효과도 나쁘지 않다.
(커튼콜의 무지개 조명 제외. 대포여신들이 좌절하고 있다는 소문이.)
근데 공연시간이 꽤 길다. 1막과 2막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음. 총 공연시간은 3시간 정도.
덧붙여 설명하자면 3월 15일의 내 상태는,
3월 10일날 오키나와에서 입국한 후 배낭여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죽어라 수목금 일하고
토요일에 늦게까지 잠실에서 다른 공연을 본 후
일요일 아침에 영등포에서 친구를 만나 맡겨두었던 물건을 받고 밥을 산 후
늦을까봐 대학로로 날아간 상태.
재밌는데 쥬금. 밤새고 첫차 탄 마냥 힘들어 쥬금.
비록 미치기 일보 직전의 체력이었으나
홍우진 오의식 배우의 명연기에 잠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유도소년 때부터 믿고 본 두 배우인데 역시나.
오의식 배우가 오마니를 부르며 울 때 나도 울었고 홍우진 배우가 로기수를 보내며 울 때 나도 울었네.
어째 홍우진 배우는 유도소년 이번 캐스팅을 어째 올해에는 한 번도 못 봤는데
종연 전에 꼭 다시한번 봐야지 또 결심하게 되고.
노래하는 건 처음 봤는데 목소리 좋더라. 근데 노래를 많이 안하는데다... 연기가 워낙 인상깊다 보니
노래보다는 연기가 훨씬 좋다는 느낌이었음.
참고로 유도소년의 코치 역으로 나온 양경원 배우도 출연 중에 있다.
사진출처 http://sparklingmoments.tistory.com
생각해보니 오의식 배우는 오디션 때부터 괜찮다고 생각했으니 알게 된 지 꽤 됐는데
그 때부터 봐 온 캐릭터가 코믹+어딘지 불쌍함 으로 뭔가 일관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매번 관객의 눈물을 빼는 듯.
무대 밖에서는 말투도 참 다정하고 차분하고, 그렇다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복심 역의 이지숙 배우는 목소리가 정말 좋다. 옥쟁반에 은구슬 굴러가는 듯한(...뭔가 바뀌었....?) 목소리.
홍우진 배우를 보면서 이 사람은 연기 쪽이 훨씬 좋다 싶었다면 이지숙 배우는 노래 쪽으로 어필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돗드....! 권동호 배우....!! 멋있어...! 상큼한 오드리 돗드...!(틀림)
큰 키에 중저음 보이스가 역시 수니의 마음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나의 이 확고한 취향.
(이라기보다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타입이겠지)
전체 공연시간이 길고 최애배우가 출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극이 꽤 괜찮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프랜 역하고 기수 역의 다른 배우가 특히 궁금.
블로그 후기 작성하면서 발행 처음 눌러봄. 막 떨리구 그르네요.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