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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연극

[연극] 160507 연극 연옥

160507 연극 연옥

CAST

여자들_ 최자연 김신록 손산

남자들_ 김승기 임준식 김민수





스토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연옥이라는 제목 역시 어떤 메타포가 아니라 작품의 배경. 극을 조금만 따라가다 보면 세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들은 서로 같은 인물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이 여자들과 남자들이 그리스 신화 속 이아손과 메데이아라는 사실도. 



한 명의 영혼에게는 한 명의 안내자 또는 담당자, 어떻게 보면 저승사자로도 보일 수 있는 인물이 1명씩 배정된다. 영혼은 이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속죄하고 연옥을 나가야만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이 안내자 역시 이아손과 메데이아임을 알게 된다. 즉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안내자이고, 아내에게는 남편이 안내자인 것이다. 하지만 연옥에서 몸은 껍데기에 불과하고 눈에 보이는 몸은 그저 환영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영혼들은 안내자가 현세에서의 자신의 반려자였음을 알 수 없다. 한 명의 인물을 세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것은 이와 같은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몸을 떠나 오로지 자신의 죄에 집중하게 하려는 장치였을까 싶다.



여섯 명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두 명의 인물은 속죄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 앞에 극 내내 발버둥치다가 막이 내린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매우 단순한 전개. 그렇지만 그 극의 배경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일단 '연옥'이라는 공간은 단테가 '신곡'에서 말한 천상의 3구조 중 중간지대로 이 곳에서 영혼들은 속죄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여기서 죄를 고백한 영혼들은 천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난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하게 되는 것. (이아손은 이것을 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안내자는 이아손을 메데이아의 아들로, 메데이아를 불에 타죽은 새신부로 다시 태어나게 하려 했다는 점에서 '상'의 개념은 아닌 것 같다. 불교에서의 윤회가 상이 아니라 죄씻음의 과정이듯 연옥에서도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한편 현세에서의 그들이 살던 시간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시대였지만 연옥의 배경은 '카메라'가 등장하고 현대적 옷을 입은 공간이다. 


이처럼 여러 이론과 신화를 융합한 세계관은 텅빈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서 간단한 형태로 구현된다. 중요한건 배경이 아니라 이들이 속죄할 수 있는지이다. 이아손은 위선적인 진술로 연옥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메데이아는 아직도 이아손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는 등 인물들은 안내자를 속이려 하지만 연옥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자신의 죄를 토해내는 과정을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무대 위를 꽉 채운다.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