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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다음날_일상다반사/소롱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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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라는 것 "혼자 살아보니까 어때?" 이런 질문에 대해 자취 신입생은 이렇게 답한다. "모든 집안일을 내가 다 해야 돼.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야." 모든 집안일을 내가 다 해야 한다. 오해받기 쉬운 문장이다. 한 번은 이 말을 주부들이 있는 단체카톡방에 올렸다가 주부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었다. 그럼 결국 집안일을 해줄 엄마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얘기 아니냐며. 엄마는 네게 집안일을 해주는 사람이냐며. 하지만 그것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 두 달 전 어느 날 늦은 오후에 밤샘 당직근무를 하러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려는데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닌가. 수도꼭지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의아해하는데 건물 내 방송으로 '6층 수도관 파열 때문에 잠시 단수된다' 라는 안내가 ..
덕후라서 다행이야 이 단출한 혼자만의 밥상을 차리고선 그 앞에 앉아 눈물을 한바가지 쏟았다. 발단은 소세지볶음. 30분간 서서 딱 하나 만든 반찬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맛이 없다. 애초에 고기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먹어보겠다고 장바구니에 넣은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자취하는 동기와 같이 장보러 나섰다가 1+1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 것.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그냥 볶기만 하면 되는걸 이렇게까지 망할 수가 있나? 나 진짜 요리 못한다... 이런 일련의 생각이 괜히 이 때깔만 좋아 보이는 망친 요리가 나 같다는 데까지 미쳐 먹으면서 눈물을 주륵 쏟았다. 직장인은 홀수 년도마다 슬럼프가 온다더니, 건강 망쳐가며 머리 싸매고 공부해서 따낸 자격증인데도 3년쯤 일하자 못 견디게 일이 물렸다. 마침 이직의 기회가 생겨서 덜컥 중고신입..
떡밥의 풍년. 1. 덕질이 덕질을 낳는다고, 정말 우연찮은 순간에 덕통사고를 당해서 팔자에도 없는(아니 없을 줄 알았던) 연뮤덕질을 시작하였다(...) 현재 하고 있는 공연도 2월까지고, 끝나자마자 2월에 유도소년 재시작한다고 하니, 자 이제 나는 떡밥 걱정 없이 돈이나 아끼면 되는 것인가! 떡밥이 넘치는 덕질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 덕후에게 이것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한달에 지출이 15만원을 넘지는 말자는.... 그런 될지 모를 결심을 하고 있음 심지어 공연장이 회사 코앞이어서(버스로 5분....) 올공은 못찍더라도 올출근길을 찍어볼까 하고 있다(그러나 오늘 퇴근을 못갔으므로 이미 실패) 뭐라도 매일 손에 쥐어주고 와야 할텐데 뭘 사나(근심) 이미 포토달력은 쥐어줬고, 매일 핫팩이나 따뜻한거 하나..
제목없음 관계의 시작과 맺음이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이것들을 명확히 안다는 것이 참 어렵다.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요새 외우고 다니는 고은 시인의 시 한 구절인데, 마음을 심플하게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쉽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맞닥뜨리는 건 이중삼중의 모순으로 둘러싸인 내 이기심뿐이다. 좋으면 보고, 싫으면 보지 않는다. 사람의 관계는 전부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서 끝나는데, 쓸데없이 파생되는 것이 참 많아서 본질이 흐려지는 건지, 아니면 주변을 탓할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모든 관계에서 내가 제일이다. 희생하고 싶지 않지만 희생을 받고 싶지도 않다. 이런 마음은 타인을 외..
홈오피스 꾸미기.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에 우연찮게 매이게 된 지 2개월 차. 재택의 장점은 출퇴근 시간에 삼십분 1시간 더 잘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모든 홈오피스 집기구를 내가 다 갖춰놔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내돈이야 ;ㅁ; 내돈이라고 ;ㅁ; 물론 책상과 의자와 책꽂이와 집은 엄마돈이지만!!!!!! 1차 꾸밈샷. 이렇게 보니 굉장히 좁아 터져 보이지만 이 책상이 가구점 카다로그에서 가장 소녀소녀하면서도 심플 앤드 스마트한 버전이었음은..... 나만 기억하지 뭐. 그래 나만 기억하면 돼....^_^... 상세샷 1. 노트북으로 작업하다 보니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의자의 효용성이 백분의 일로 감소. 아무리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해 봐도 결국 거북목. 어떤 운동을 해봐도 오른쪽 어깨 인대가 끊어지..
아이허브 첫주문 히알루론산, 엘시스테인, 아발론샴푸, 로즈힙 오일 구매. 나머지 하나는 비공개 구매목록을 보면 바로 드러나는 요즘 고민. 피부랑 머리카락 손톱상태....-_- 60불 이상 무료배송 이벤트하길래 6만원 조금 넘게 구매한건데, 피부과 1번 다녀올 돈 쓴거니 알차게 챙겨먹고 발라보고 해야지. 효과에 감동받으면, 사진 곁들여 후기쓸지도 아이허브의 장점은 결제방법이 간단하다는 거다. 정말 미친듯이 간단함. 카드번호 입력하면 끝임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 인터넷으로 뭐 사기 좀 힘든가 말이다. 심지어 나는 신용카드도 사용 안하고 체크카드만 쓰는데 결제의 폭이 3분의 1정도는 줄어드는 것 같다. 이것저것 프로그램 깔고 번호 입력하고 하다가 성질나서 때려친 게 한두 번이 아님. 지름신 방지에 꽤나 효과적인 우리나라 인터넷..
내 어린 서열과 늙은 개 개를 키우게 됐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말티즈 순종 보리(4세) 외가에서 한번 봤을 때 워낙에 똑똑하고 영민한데다 남다른 비주얼을 자랑하시는 까닭에 눈앞에 계속 삼삼했는데, 결국 그 개가 내 개였던 거시다... 근데 이자식 얼굴값 한다. 그것도 엄청나게. 제 편 들어줄 만한 사람이 있다 싶으면 무지하게 깡깡 짖어대고 으르렁댄다. 혼내면 아주 맹수의 기운으로 대드는데 이거 안되겠다 싶었다. 새끼 강아지를 길렀을 때는 거의 사람=부모의 개념이 잡혀서 그런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다 큰 애를 데려와 적응시키자니 이게 만만하지가 않다. 일단 사람 눈을 피하지 않는 개라니...... 전직 시츄 주인으로서는 있을 수도 믿을 수도 없는 일. 일단 저 옷도 하도 성질을 내는 바람에 벗기지도 못하고 집에 온 날부터..
2013.9.13. 1. 윤지운 작가의 세 번째 연재작(내 기억이 맞다면......)인 '엑셀'의 중고품을 드디어 구했다. 사실 구하려면야 구할 수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책 상태 확인도 못 하고 그냥 개중 괜찮아 보이는 걸 감으로 찍어서 주문하게 됐다. 덕후로서 마음에 다시 한 번 새긴다. 있을 때 지릅시다. 지금 지르지 않아도 당신은 언젠가 지르게 되어 있어요. 엑셀 1 저자 윤지운 지음 출판사 서울문화사 | 2004-07-3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 글쓴이 평점 보지도 않고 1-4권 세트를 지르는데도 별로 선택권이 없었다. 그만큼 매물이 없었던지라... 그런데 택배로 도착해 온 책 상태를 보니, 매도인(법률용어 작렬)의 양심상태 심히 의심되는 상황. 아니, 거기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