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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연극

[연극] 170614 모범생들




넌 내가, 천지간에 최애캐라고는 성훈명준뿐인 내가 꼭 17범생을 봤으면 좋겠어?




회전 돌게 되실 거에요.




170614 연극 모범생들


명준_강기둥

수환_김지휘

종태_양승리

민영_강영석




본진극을 다시 본다는 사실에 넘나 심장이 뛰어서 관극 세시간 전부터 미친듯이 설렐........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게 착석.

사실 첫공부터 죄다 보고 싶었지만 소중한 자첫... 가장 사랑하는 15페어에게 내주고 싶어서 꾹 참았다. 물론 아무도 안 알아주지 이건 나만의 고독한 순정.


이 페어 합은 정말 저번주에 보고 이번주에 다시 보는 줄 알았다. 2년만에 뭉친 거 맞아? 둥-휘는 그냥 실제 절친 몸개그 펼쳤음. 이건뭐 극중극도 아니고 이쯤되면 둥휘 코너 속의 코너 페어중의 페어 범생 페어계의 컬투 페어계의 플라이투더스카이 아니냐. 서로 때리고 넘어지고 난리 났는데 승리종태랑 같이 공부하는 신에서 셋이 정말 몸개그 대폭발해서 너무 웃었네. 휘배우한테 "기둥배우랑 서로 머리 때리는 거 사전에 짠 건가요?" 라고 물었는데 "아니요" 라고 함. 안 짠 게 더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 15년에 아트원에서 2학기 할때 모습 다시 봐서 반갑더라. 


다만 기둥명준은 대사를 너무 작고 빠르게 쳐서 대사 아는 사람 아니면 알아듣기 힘들 거 같았다. 유서씬(원래 이 신을 개인적으로 자살기도씬이라고 불렀는데 다들 유서씬이라고 부른다는 걸 극 다 끝나고서야 알았다. 유서씬이 훨 낫네 난 왜그렇게 살벌한 이름으로 불렀던 걸까.)에서 명준이가 혼잣말로 중얼대는 대사들, "정리하고 죽어야지" 라든가 "이건 오바야" 라는 대사들을 좋아하는데 좀더 명확히 쳐줬으면 좋겠음. 이어폰이 헤드폰으로 바뀌어서 본인 목소리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감이 안 올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러니까 도로 검은 이어폰으로 바꾸자ㅠㅠ 명준이 집안 형편에 굳이 이어폰 대신 헤드폰 쓴다는 것도 그렇고, 김명준이라는 캐릭터가 이어폰보다 주변 환경을 좀더 많이 차단하는 헤드폰을 과연 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는 없는 애지만 주변에 아예 관심 끄고 사는 애라는 느낌은 아니라서. 반면에 민영이는 돈많고, 아무것도 신경 안 써도 되는 애라 어울리지. 명준이가 이어폰을 카세트에 돌돌 말아서 가방 안에 쑤셔넣는, 어딘가 피곤하고 그것마저 지겹고 무거워 보이는 모습 좋아했는데. 그런 건 또 손가락이 성마른 성훈명준이 잘 살렸고... 여기까지 생각하니 또 쓸쓸해지는구만.


모의고사 보는 신에서 유서씬으로 넘어가면서 명준이가 시험을 보던 책상은 명준이가 자살하기 위해 올라가는 다리 위로 바뀐다. 더 이상 새삼스러운 부분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게 또 보여서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에 "저희 모범생들이잖아요" 라는 대사를 힘들게 뱉으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애절한 얼굴도. 역시나 아무리 몸개그를 펼쳐도 원래 심리적으로 힘든 극이다. 나이를 먹어서 명준이와 나이차가 커질수록 마음이 더 아파질 것 같다.     






영석민영은 정말 애기민영이었다. 더 잘생겨진 건 물론이고 심지어 더 어려진 느낌. 이렇게 표현하면 변태같지만 얼굴이 뽀송하기가 무슨, 모공이 하나도 없는 줄 알았네. 화장실에서 치고받고 하면서도 망가지지 않는, 부잣집 데련님에 걸맞은 벨벳같은 피부. 이런 얼빠라서 죄송하네. 잘생긴 배우 보고 오면 후기가 우주로 간다. 정신을 못차리겠음.ㅋㅋㅋㅋㅋ 서민영은 배우의 그런 외견에 잘 어울리는 역이다. 사실 명준이보다 민영이가 오백배쯤 좋았던 배우였다. 외모나 대사톤이나 표정이나 어딜 봐서 명준이 같은 개천용이냐. 용 나는 개천 열 개쯤 사유지로 갖고 있는 캐릭터가 더 설득력 있는 배우임.ㅋㅋㅋㅋㅋ 마냥 모두에게 잘해주다가 급속냉동되는 얼굴이나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감정하고 오만한 표정 보면 정말 어디서 이렇게 민영이 같은 애가 와서 민영이 연기하고 있는지 싶다. 


그렇게 보이는 데에는 배우의 연기력이나, 내가 거의 모든 배우들의 필모 중에 모범생들에서 보여준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는 까닭도 크겠지만, 아마 연령대도 한몫할 것임. 출연진 중 10대에 가장 가까운(...) 가장 어린 나이라서, 곱게 자라 벌써부터 또래 사이에서 동안인(...) 역할로 보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도 캐스팅 왜 그랬을까 다시 한번 의문을 가져본다.ㅋㅋㅋㅋ 물론 15년도도 젊지 않았어.ㅋㅋㅋㅋ 쉴드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후략)  




모범생들의 많은 부분이 언제나 학창시절의 트라우마를 다시 불러와서 나를 괴롭게 하지만 이 날은 화장실 신에서 명준이 "나 필요하다고!!!!"라고 이성 잃고 울부짖는 대사가 특히 그랬네. 그랬지. 점수 1, 2점에 정말 죽고 싶었을 때가 있었지. 그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렇게 소심하고 남 눈치 보는 인간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들 정말 잊어버리고 싶은데 이 극을 보면 잊을 수가 없음. 자꾸 생각나서 괴롭다. 오랜만에 자첫 때 느꼈던 목졸리는 느낌이 뭐였는지 상기됐다. 그렇게 괴로운데 회전했던 걸 보면 나는 매저키스트인 게 분명함.ㅋㅋㅋㅋ 존나 M임.ㅋㅋㅋㅋㅋ


이 극을 15년도에 신나게 돌고 나서 심지어 후유증이란 것도 생겼다.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누군가를 (주로 썰어서) 죽이거나 누군가가 죽는 꿈을 꾸곤 했다. 정말 쏘우 못지않게 선혈이 낭자하거나, 누군가의 비보를 받고 대성통곡하다가 자면서도 울음이 터져서 깨어나곤 했다. 근데 이 극 돌고 나서 스트레스 받으면 꾸는 꿈의 내용이 바뀜. 그 꿈에서는 수능이 한 달 앞이고 고3인 나는 엄마나 선생님과 요새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 이야기(상담) 중이다. 그런데 이야기하다가 혼자 깨닫는다. 수능이 한달 앞인데 다른 과목 공부하다가 수학1을 공부하는 걸 잊었음을. 파이널 문제풀이는 고사하고 한바퀴 진도도 다 못 뺐음을. 내가 수학1의 뒷부분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친구들도 선생님도 엄마도 모른다. 어떡하지? 절대로 지금 고백할 수는 없다. 하느니 죽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공부를 시작해도 승산이 없다. 다들 내가 수능을 잘보리라 기대하고 있는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러다가 깬다.


이거 어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새 인생 최악의 시기였던 고3으로 돌아가서 수학 때문에 동동거리다가 깨다니 이건 듣도보도 못한 지옥임. 정말 신기한건, 이 극 본지 2년 정도 지나니까-그러니까 최근에는-다시 악몽의 내용이 사람 써는걸로 돌아옴.ㅋㅋㅋㅋㅋ 근데 이제 또 범생을 봐버렸잖아? 이제 다시 그 꿈으로 돌아가야 됨. 와. 그냥 하던대로 썰게 해주세요(...) 그건 꾸면서도 현실감이 없어서 꿈이라는 자각이 있어가지고 후유증이 없었는데 수학1 공부 못한 꿈은 현실하고 구분이 안돼서 자고 일어나도 우울감이 남아있어. 왜 하필 극 내용이 또 수학 못하는 애들 얘기냐? 그냥 같이 죽자 김명준. 하지만 도M인 나는 자둘을 하러가겠지. 최애캐에게 나의 관극 후의 밤까지 바친다. 이게 내 덕심이야. 고독한 순정 알아주라 명준아.




그런데 왜 다들 목이 가 있는 건지 모르겠네. 오랜만에 무대 올라오는거라 연습들을 너무 열심히 하셨나. 화장실 신 가기도 전에 쉰소리가 나오는 그들.... 좀 아쉬웠지만 극에 대한 열정이라고 믿을게요.




마지막으로 아쉬운 거 하나 더.



엠디 뱃지 보고 기함했다. 핑크범생 실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눈을 의심했다 이 극 카피가 '나쁜 엘리트들의 백색 느와르' 맞아? 한밤중에 명준이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아니고? 스노우볼인 줄 알았다. 당신의 마음 속에 책비가... 뱃지 두개가 아주그냥 연성을 부추김. 시놉시스뿐만 아니라 대본까지 처음부터 저 뱃지에 맞춰 싹 갈아엎고 다시 쓸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이러다 등단하겠음.   





.....그걸 또 샀다. 


안사고 욕이나 한다 소리 듣기 싫어서 내가 샀다고. 멀리서 보면 스노우볼과 핑크리본에 매달린 졸라맨 같아서 매우 행복해보이고 그럼.ㅋㅋㅋㅋㅋ 누가 이걸 현실비판 극 엠디로 보겠음? 정말 완벽한 일코가 가능함. 제작사들은 보세요. 극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엠디 발주를 넣으면 이렇게 관객의 일코를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주로 그들은 이런 류의 강압적 일코에 니즈가 없지. 나만 있어. 그저 부스에서 뭔가 팔면 다 사는 호구력 개만렙인 사람 오늘 몇백석 채운 관객 중에 나 혼자 있었어. 내가 진짜 10주년 와준거, 오면서 15년도 출연진도 와준거 너무 좋아서 샀지. 이렇게 좋게 포장해주는 사람도 나밖에 없어. 몇백명 중에 나밖에 없다고. 따흐흑.... 약속해 우리 재입고는 하지 않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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