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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다음날_일상다반사/소롱의 생각

내 어린 서열과 늙은 개

개를 키우게 됐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말티즈 순종 보리(4세)

외가에서 한번 봤을 때 워낙에 똑똑하고 영민한데다 남다른 비주얼을 자랑하시는 까닭에 눈앞에 계속 삼삼했는데, 결국 그 개가 내 개였던 거시다...

 

근데 이자식 얼굴값 한다. 그것도 엄청나게.

제 편 들어줄 만한 사람이 있다 싶으면 무지하게 깡깡 짖어대고 으르렁댄다.

혼내면 아주 맹수의 기운으로 대드는데 이거 안되겠다 싶었다.

 

새끼 강아지를 길렀을 때는 거의 사람=부모의 개념이 잡혀서 그런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다 큰 애를 데려와 적응시키자니 이게 만만하지가 않다.

일단 사람 눈을 피하지 않는 개라니...... 전직 시츄 주인으로서는 있을 수도 믿을 수도 없는 일.

 

 

 

 

 

 

 

 

 

 

일단 저 옷도 하도 성질을 내는 바람에 벗기지도 못하고 집에 온 날부터 3일 째 장착 중이시다.

예쁘긴 참 예쁘다. 저 예뻐해달라고 와서 앵길 때는 그런 천사가 없는데........하아.......

상전을 데려온 건지, 지가 사람인 줄 아는 건지...

 

어제 물릴까봐 목장갑을 끼고 목덜미 잡아 누르기를 시전했는데, 제 편 들어줄 만한 엄마아빠가 같이 있었어서 그런가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는다.

그리고 어제 깨달았는데 이 녀석은 짖기만 하고 물지도 못한다-_-;;;;;;; 힘에서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사람을 개무시를 한 것이다.

2n년 인생 동안 이런 새개끼는 처음이다. 이렇게 진심으로 덤벼드는 놈도 처음이고. 개가 나한테 이빨을 다 드러내 보이는 장면을 처음 봤다.

 

어젯밤에 그래놓고 나니까 밤새 조용히 있었다. 부모님이 내 부탁에 따라 무시로 일관하니 더이상 소파에 올려달라고 낑낑대지도 않고, 제 자리에 가서 잤다.

그러나 역시 아빠가 한번 안아주니까, 그걸 믿고 엄마한테 또 대든다. 그렇게 으르렁거리다 싸닥션 얻어맞음. (역시 기는 죽지 않았다.....얜 뭘까....-_-)

 

내가 부르면 잘 안 오기는-_- 하는데, 예뻐해줄테니까 와~ 라는 뉘앙스로 부르면 와서 배 뒤집기를 보여준다. 자주 안 하는 건데 조금의 발전일까 싶기도 하고.

여전히 짖는 거 혼내면 배수진 치고 대들긴 하는데..... 아무도 지 편 안 들어주니까 좀 덜한 듯. 내가 달려들 기세로 큰 소리 내면 뒷걸음질도 슬슬 치고

 

사실 지금 살이 보일 지경으로 털을 박박 밀어서 데려와서 그렇지 털이 자라면 미견(美犬)이다. 내 개가 여신이라니. 여신이라니.

너무 예뻐서 메이팅 시킬 생각으로 데려왔는데.... 지금 상태에도 이 지랄이면 임신 수발을 어떻게 드나 싶다.

 

일단 윗집 이사가는데 크게 짖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고 믿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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