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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다음날_일상다반사/소롱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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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시작과 맺음이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이것들을 명확히 안다는 것이 참 어렵다.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요새 외우고 다니는 고은 시인의 시 한 구절인데, 마음을 심플하게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쉽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맞닥뜨리는 건 이중삼중의 모순으로 둘러싸인 내 이기심뿐이다. 

좋으면 보고, 싫으면 보지 않는다. 사람의 관계는 전부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서 끝나는데, 쓸데없이 파생되는 것이 참 많아서 본질이 흐려지는 건지, 아니면 주변을 탓할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모든 관계에서 내가 제일이다. 희생하고 싶지 않지만 희생을 받고 싶지도 않다. 이런 마음은 타인을 외롭게 하는 걸까. 그냥 눈 딱 감고 모든 걸 내던지는 마음이어야만 되나.

 

끊임없이 기분이 다운되고 의욕이 사라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이 사람 때문일까, 저 사람 때문일까. 온전히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내 자존심이 다쳐서일까 아니면 정말로 사랑을 잃어서 슬픈 걸까 그것도 아니면, 너무 늦게 깨달아서 슬픈 걸까.

 

세상은 재로 덮여 만지면 부스러질 것 같다. 비가 내리면 세계는 씻겨져 제 색을 되찾는데 나만 잿빛 비에 물이 든다. 텅 빈 마음으로 어디에 가더라도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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