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창과 애들은 무슨 책 읽을까 궁금해서 읽어봤다. (실제 이런 걸 읽는지는 모름)
근데 '소설 쓰는 법'을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들은 그냥 자기계발서 같더라. 이러저러하게 쓰세요. 라고 말하면 뭐하나.... 일단 쓰고 첨삭받고 까이고 도로 쓰고 고치고 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을.
두 권을 읽어 봤는데 이승우 저가 훨씬 맘에 들었던 것 같다. 메모할 거리도 좀 있고....
-재미는 긴장감의 다른 말이다.
-아름다운 산천 앞에서 서서 사람들은 더러 "예술이다"하고 감탄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자연은 예술이 아니다. 자연이 예술일 수 없는 것은 그것이 가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가 소설의 핵심이다. 소설은 김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배추 뽑는 손, 고춧가루 범벅이 된 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지는 시로 족하고 사상은 철학을 만족시킨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것들에 실체를 부여하는 육화의 과정이다.
뭐 기타 등등.
한승원 저는 솔직히 1점 주기도 싫.......
일단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가. 자기 소설의 예시를 들면서 이렇게 해. 이렇게 써. 라고 말을 하는데..... 이렇게... 가 어떻게죠...
여러 컨텐츠들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야 읽으면서 즐겁겠지만 뭐랄까 나는... 제목이 '소설 쓰는 법' 이잖아. 좀더 미시적으로 뭔가 가르쳐 줄 줄 알았다고.
그리고 예시로 드는 소설들이 어쩐지 야한 거 같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더 나아가 이 책을 읽다 내팽개친 이유는 소설가가 자신을 상품화할 줄 알아야 한다는 부분이 심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상품화함의 예로 창녀를 들었는데....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x100 거부감. 자신을 상품화해서 잘 된 케이스 많잖아. 무라카미 하루키라든가 알랭드보통이라든가 그외 글 잘쓰는 연예인들도 많죠. 타블로 이적 등등. 왜 하필 창녀인 거지. 게다가 그런 여자들이 자신을 꾸미고 다듬는 과정을 너무 바람직한 케이스로 그린 것 같아서 거부감이 더 심해졌다. 마치 그 여자들이 그 정도 지극정성을 들이니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나 하면서 자신의 성구매도 정당화할거 같은 느낌이 더 컸고(이건 지극히 내 사견이지만). 그런 여자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고 일단 나는 성매매에서 판매보다 구매가 더 나쁘다는 입장이라. 그 판매 주체를 작가랑 연결시키는 것도. 본인이야 나는 그런 사람처럼 내 전부를 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뭐 그정도의 겸손마인드라 주장할지 몰라도 일단 읽는 사람이 싫다고. 그정도까진 됐다고요... 그리고 다른 작가가 봤을 때 기분 안 나쁜가 모르겠다. 나는 같은 직업 가진 사람이 ~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모름지기 거리의 여자처럼 자신을 항시 가꿔야 합니다 라고 말하면 인연끊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김훈 소설을 예시로 들길래 신나서 읽었던 건데 '김훈 소설을 봐. 정말 잘쓰지 않니? 너네도 이렇게 해봐' 외에는 내용이 없어서 대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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