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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책과 영화 그리고

[책]보수의 품격_표창원, 구영식

 


표창원 보수의 품격

저자
표창원, 구영식 지음
출판사
비아북 | 2013-02-2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1. 표창원, 대한민국 보수를 프로파일링하다!대한민국 경찰학 박...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지난 대선 때 하도 표창원 표창원 하던데 나는 안철수 캠프에 있다가 나온 그사람이랑  어쩐지 헷갈려서.... 표창원이란 사람이 누군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서 빌려 읽었다.

 

경찰관이 되어서 좋았던 점에 대해) '정의'라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라고 하는 친미 반공주의자이며 스스로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인가.

 

-'난 여전히 반공주의자지만, 우리만이 옳고 우리만 존재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전체주의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자유주의고, 민주주의 아닌가. 그러면 나와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고, 나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의 자유도 존중해야 자유주의고 민주주의다.'

 

-공정한 원칙을 지켰을 때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룰을 정했으면, 헌법이라는 룰을 정했으면 그건 어떤 순간에도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 보수의 정신이다. 그런데 그것을 지키다 보면 손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런데 룰을 지킬 경우, 즉 헌법에서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한다면... 불편한 걸 넘어서 한국의 보수는 다 절단 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심리학에 티핑포인트라는 게 있다. 컵에 물을 따르다 보면 가득 찬 이후 한 방울 때문에 흘러내린다. 그동안 내게 쌓여왔던 물의 축적, 그것이 결국은 자기 검열의 연속선상이 아니었겠나.

 

-북한과의 관계를 적대적이고 냉전적으로 가져가면 우리가 더 안전해지나? 그럴수록 적은 더 도발하려 하고,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햇볕정책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쟁이 있지만, 과연 북한 권력자들이 햇볕정책을 좋아했을까? 싫어하고 두려워했다고 본다. 자기들도 어쩔 수 없이 응했던 것이다.

 

파시즘은 위기를 먹고 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즈음 티비조선을 보면 그 말이 딱 맞다고 생각한다. 새빨간 배경에 맨날 북한얘기.... 당장 내일모레 전쟁 날 듯-_-;

끊임없이 제기되는 네이버 검색어 조작설 등등. 그런 거 보면 '그들'은 대체 뭐가 두려운 걸까 생각한다.

 

-존 롤즈는 현대 사회에서 분배적 정의를 다시 설명한다. 그는 일단 그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힘없고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그 나머지는 능력대로 가져가도록 하는 것을 분배적 정의라고 했다. 그것이 자본주의적 정의고, 민주주의적 정의인 것이다. 그것은 공산주의적 정의가 아니고, 보수주의적 정의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정의는 좀 다르게 내려질 필요가 있다. 항상 다른 나라의 예를 들면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그런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라고 한다. 언제나 안보가 최우선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인권들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표 교수의 말대로 현재 평화와 바른 보수의 표본으로 꼽히는 유럽이야말로 전쟁과 이념대립의 온상이었다. 그들이 밟은 절차를 다시 들여다보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필요성은, 반드시 있다.

 

-예를 들어 진정한 보수라면 보수 안에 있는 친일 매국 독재 세력을 떼어내야 한다. 진보도 그 안에 북한에 동조하는 진짜 종북이 있지 않나. 그들을 도려내라는 거다. 그렇게 해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

 

-현실을 인정하자. 재벌이 정당하게 탄생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들을 해체하지 않을 테니 사회에 기여하라고 하자. 반칙, 정권과의 유착 등을 통해 불로소득적 이익을 얻었으면 기여 좀 하라는 거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노동자 권익 향상하고, 최저임금 높이고, 약자, 장애인, 사회 어두운 곳을 비춰주자는 거다. 북유럽처럼 부자 세금 늘리고, 직접세 비중 높이는 '자본주의적 사회주의' 모델로 가자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낫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어차피 고도성장의 시대는 끝났다. 내수를 다질 때라고 생각하고 내수를 다지려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튼튼해져야 한다. 부실한 바닥을 딛고 일어난 사회는 곧 무너진다. 쿠데타든, 혁명이든 폭력적인 대립상태를 이끌어 낼 수밖에 없다. 사실 표 교수의 말은 지극히 원론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아주 작은 것도 실천되지 않고 있다.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는 재벌해체를 하자고 주장했는데 이해는 가지만 찬성할 수는 없다. 재벌이 사회에 주는 특혜는 분명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삼성같은 기업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더 인지도가 낮았을 거다. 국가경쟁력을 높인 것뿐 아니라 국내에 많은 일자리를 만든 것도 그들이다. 다만 그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평등한가, 혹은 다른 일자리들이 그 일자리에 비해 너무 큰 차이로 악조건이 아닌가, 그것을 생각할 때다. 재벌 해체가 아닌 개혁을 주장한 후보는 둘이었고 그 중 하나가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아직 재벌들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의는 때로 대단히 천천히 오기도 한다. 하지만 반드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