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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책과 영화 그리고

[책]가장 오래된 교양_크리스틴 스웬슨

 


가장 오래된 교양

저자
크리스틴 스웬슨 지음
출판사
사월의책 | 2013-09-1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성서는 왜? 이 모순투성이 책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신학 카테고리에 넣을 만한 책은 집에 널려 있다. (3대째 기독교 집안임) 그런데 정작 본인은 무교인지라... 주님과 함께하는 삶 뭐 이런 제목의 책은 별로 읽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도 때로는 궁금할 때가 있다. 기독교에 대해서 제3자의 입장으로 이건 어떤 종교일까. 어떤 것이길래 세계 3대 종교로 불리는가... 그런 호기심들.

성경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본인은 어릴 때 성경읽기를 집에서건 교회에서건 계속 했었는데 아마 교회를 열성적으로 다니던 고등학교 때까지 1회독도 못했지 싶다. 창세기는 재밌는데 이제 레위기쯤 가면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됨ㅇㅇ 그 고어들과 온갖 제사 용어의 난립으로 나는 나의 참을성과 결투하며 신이 제발 이 지루함 속에서 나를 구원해주길 기다리게 됨(...) 그러니까 성경 쉽게 읽기-1회독에서 3회독쯤-는 언제나 로망이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성경 1회독을 했다, 그렇게 말하긴 힘들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경 입문서다. 성경과 신학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다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배경지식이 이미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아예 기독교에 대해 백지수준이라면 좀 더 간단한 책을 읽어보는 게 나을 듯. 번역도 매끄럽고 편집도 가독성이 참 좋은데 일단 두께가 만만치 않다. 안에 든 내용도 많다는 이야기다.

 

1장 : 성서란 무엇인가

2장 : 성서란 하나가 아니다

3장 : 성서 속의 역사를 말하다

4장 : 성서 이면에 숨은 역사

5장 : 성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6장 : 최상의 번역은 무엇인가

 

여기까지는 사실..... 북마크를 안해놨다. 굉장히 이론적인 얘기들이기도 하고 어차피 신학공부를 안 할 거라서(...) 아 그렇구나 이렇구나 그런 게 있구나 하고 넘겼을 뿐이다. 사실 성서가 1권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관심이 많았는데 70인역이니 히브리 성서니 개신교 성서니 하는데 구약과 신약의 책들 제목마저 가물가물한지라 쭉쭉 넘겨 읽었다. 그리고 성서 종류에 대한 내용은 뒤편에 표로 정리되어 있다....망할

 

7장 : 논란, 논란, 논란

 

이쯤 가면 재미지다. 성서는 노예 제도를 옹호하는가? 창세기와 진화론의 대립은? 성서 속의 여자들에 대한 논란 등등 현대에도 토론의 대상이 되는 내용이 나와 있는데... 저자는 딱히 어떤 편을 택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어쩐지 결론에서는 약간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듯 말듯한 그런... 애매한 결론을 맺는다. 과거에는 이런 해석이 주였지만 요즈음은 이런 해석도 나온다, 이런 식이다.

 

-창조론자들에게 있어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그분의 말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서를 글자 그대로 읽는 것이다. 햄과 같은 이들에게 있어 성서를 글자 그대로 읽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심하는 것인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헐어버리는 것이고, 믿음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희망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성서학자들에 따르면 창세기 1장의 목적은 세상의 기원에 관한 (당시)과학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더 깊은 진리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창세기의 하나님은 시간이나 장소에 매인 부족신이 아님을, 인간은 남녀 모두 존엄한 목적을 갖고 태어났음을, 세상은 좋으며, 살 만하며, 거룩한 것임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이다.

 

-동성애에 대해 쏟아지는 엄청난 관심을 볼 때, 성서가 동성애에 관해 굉장히 많이 말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 성서는 동성애에 관해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요약) 1. 소돔 성과 고모라의 멸망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소돔 이야기에서 동성 간의 섹스가 악으로 묘사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돔의 죄악이 방문자들을 윤간하려 한 것이었다는 설도 있다. 이렇게 보면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서의 동성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

2. 고린도전서와 디모데전서 본문에서는 변태적 성욕에 대한 비난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3. 레위기에 대해, 문자 그대로 본다면 남자와 남자 간 어떤 성적 관계를 힐난하는 것이 맞아 보이나, 일부 설은, 남자가 여자처럼 행동함으로 인하여 하나님이 부여한 남성에의 우월성을 경시하는 것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며, 고대 이스라엘의 사회상 상에서 '생산'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죄악이라고 주장. 또 레위기의 돼지고기 금지, 안식일 준수 같은 다른 규정들은 어기면서 동성애 금기만을 중시하라고 하는 것은 공평치 못하다.

4. 로마서에서 바울의 동성애 금기에 대해, 성서의 다른 곳에서도 바울은 '모든 성적 충동'이 바른 영적 생활을 방해한다고 보아 그것을 억제하라고 권한다. 이를 동성애에 한정된 것으로 보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

 

'어느 누가 성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라고 할 때 나는 아니오, 성서가 그렇게 읽히는 것이지요. 라고 대답합니다. 성서가 무엇을 말하는가를 제대로 알기 위하여, 우리가 읽는 바를 제대로 알기 위하여, 우리는 성서의 문맥, 언어, 문화, 관습을 이해하기 위한 씨름을 해야 합니다.'

 

-번영의 복음을 비판하는 이들은 예수가 가난한 이,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였다고 말하며, 예수 자신이 가진 것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릭 워렌은 번영의 복음이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면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수백만도 더 된다. 교회 다니는 사람 모두가 백만장자는 아니지 않은가?

 

8장 : 바른 인용, 그른 인용

 

"그대가 가는 곳에 나도 가고, 그대가 머무르는 곳에 나도 머무르겠습니다. 그대의 겨레가 내 겨레이고, 그대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

->이 본문은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한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결혼식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성경구절이다. 애초에 이 구절은 남녀간의 사랑에서 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플라토닉한 고부간의 관계에서 나온 말이다.

 

황금률;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도 남을 대접하여라 - 이 신약 본문은 구약 레위기의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여라." 와 종종 혼동된다. 조지 부시의 예가 대표적이다.

 

9장 : 착한 남자들, 나쁜 남자들

 

아브라함 :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의 아버지로 이 세 종교는 아브라함의 종교들(Abrahamic faiths)로 불린다.

그외 다윗, 솔로몬, 요나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10장 : 성서 속의 여자들, 사랑스럽거나 나쁘거나

 

들릴라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남성주의적 상상력이 빚어낸 거친 캐릭터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남성중심주의의 기반을 흔드는 인물일 수도 있다. 들릴라는 여성혐오적 상상의 역겨운 전형-돈만 밝히는, 미모로 남자를 속이는, 거짓말쟁이, 배반자, 혹은 믿어서는 안 되는 애인-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가부장적 문화라는 큰 제약 속에서도 오직 지략만을 사용해서 무능한 남자의 힘을 빼앗아 버린, 가부장제의 부패한 약점을 드러내는 영웅인 것이다.

 

예수의 1세대 제자들 중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공동체에서 여자들이 남자들과 더불어 지도자로 일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예수가 제자들 중에 여자들도 포함한 점, 의례적으로 정결하지 못한 여성들을 만진 점, 사회적 관습을 어기고 여자들과 접촉한 점, 생물학적이 아닌 믿음의 가족을 강조한 점, 여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을 더 좋게 여긴 점, 이 모든 것은 예수가 가부장적인 관습과는 철저하게 분리되었음을 보여 준다(예수가 그것을 타도하지는 않았지만).

 

11장 : 식물, 동물, 기타 등등

 

십자고상(crucifix) : 십자가에 예수의 몸이 매달린 것으로, 로마 가톨릭과 정교회 교도들이 선호한다. 반면 개신교인들은 부활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빈 십자가를 선호한다.

그 외 뱀 등의 이야기.

 

12장 : 성서와 함께 둘러봐야 할 곳들

 

이 부분은 거의 안 읽었다.

 

13장 : 하나님의 이름, 존재, 활동

 

히브리 성서가 궁극적으로 주창하는 신 이해는 두말할 것 없이 유일신 사상이다. 그러나 성서의 오래된 층들은 분명히 최고신 숭배 사상(henotheism), 즉 다른 신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한 신만을 숭배하는 신 이해를 반영하는데, 이는 각 민족 고유의 신이 있다고 생각한 고대 근동의 세계관과 부합하는 것이다.

 

성서에 많이 사용되는 하나님의 이름은 YHWH 차바옷(Sabaoth) 즉 만군의 주이다. 히브리어 차바옷은 군대 또는 하늘과 관련되는데, 바빌로니아의 만신전에서 가장 강력한 신들은 달과 별의 신들, 곧 하늘의 군대였다. 성서 저자들은 이들이 YHWH의 수하에 있다고 말함으로써 라이벌 종교들을 효과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성경 1회독은 또 이렇게 인생의 목표로 남았다. 근데 집에서 읽으면 교회 다니는 줄 알 거 같아서 싫고(...반항아 기질.....;) 밖에서 읽으면 어쩐지 유난떠는 신자 같아 보여서 싫다. 하여간 핑계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