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장난 아니야..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니.
히가시노 게이고는 '비밀'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그 작품을 재밌게 읽어서 관심있게 보는 중이다. 이건 내가 읽은 2번째 게이고 소설.
재미있고, 만만치 않은 책 두께에 비해 술술 잘 읽히는 편이다. 많은 일본 소설이 그렇듯. 막히는 것 없이 매끄럽고 간결한 문체라 마음에 들었다. 하루키처럼 으스대지도 않고 에쿠니 가오리처럼 힘없지도 않다. 제목은 예전에 읽었던 '여름 불꽃 그리고 나의 사체' (乙一...뭐라고 읽는지 까먹음)를 떠올리게 했다. 참고로 저 책도 되게 재밌습니다.
귀신 안 나오는 추리소설인데 어디선가 뭔가 튀어나올 거 같은 공포영화를 계속 보는 느낌이었다. 스토리도 재밌고, 전개가 궁금해서 휙휙 넘기게 된다. 평점은 6점 정도. 폐쇄되고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싹함이 인상적인 소설.
다만,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 이후의 여주인공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더 해 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난 좀 잘 됐으면 좋겠던데....
모든 추리소설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읽고 나면 허무하다. 아아 그런거였어? 그런거구만. 하는 느낌. 어디선가 비슷한 공포물을 본 거 같은 느낌. (참고로 '코난'시리즈가 계속 연재되는 한 이런 기시감이 안 드는 작품 찾기도 힘들 거라는 게 개인적 생각.) 그러면 안 되는데, 자꾸 '비밀'이랑 비교해서 생각하게 된다. '비밀'이 이래서 수상작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게 진짜 좋은 소설일지도....
-어쩌면 나 역시 그 낡은 집에 죽어 있는 건 아닐까. 어린 시절에 죽은 내가, 그 집에서 줄곧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곳에 누워 있을 게 분명한 자신의 사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할 뿐.
근데 이 사람도 은근 다작이란 말이야. 다작하는 작가 빨리 질려서 싫은데.... 서점에서 잠깐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계속 읽고 싶어서 좀이 쑤실 지경이다. 곧 사러갈 예정. (이제까지 비교적 비싼 편이라 안 샀는데.... 운전면허 수업에 늦어서 수수료만 3만 원 넘게 지출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돈은 꼭 쓰고 싶은 데 쓸거야.... 아 내 돈.... 배아파ㅠ_ㅠ) 저명한 '용의자 X의 헌신'도 헌책방에서 집어왔다. (스포 싫어서 영화도 안 봤었다.)
'컬쳐리뷰_문화생활 > 책과 영화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노예 12년, 도리안 그레이 (0) | 2014.03.17 |
---|---|
[영화] 캐리 CARRIE 2013 (0) | 2014.02.26 |
[책]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_이승우,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_한승원 (0) | 2014.01.19 |
[책]보수의 품격_표창원, 구영식 (0) | 2014.01.18 |
[책]가장 오래된 교양_크리스틴 스웬슨 (0) | 2014.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