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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뮤지컬

[뮤지컬] 160114 프랑켄슈타인

 

아무래도 배우덕질로 시작했다 보니

보는 작품도 배우가 주로 하는 장르를 따라가게 마련이라

다작을 한다 해도 중소극장 연극을 중심으로 돌게 된다.

 

 

 

 

게다가 하도 연극에 편중해서 보다 보니까 대사에 너무 익숙해져서

뮤지컬을 봐도 대사만 기억나고 넘버가 생각이 안남.-_-;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서 더 뮤지컬 잘 안보게 되고 그랬는데

그런 와중에도 연뮤 매니아들이 하도 많이 앓아서 영업되는 뮤지컬들이 종종 있다

프랑켄슈타인도 그중 하나.

놀랍게도 라센 아니고 창작 뮤지컬이라구 함.

 

 

 

 

근데 1층이 14만원....

 

 

 

 

나 요새 다작 맛들렸단 말이야.

이거 한번 갈 비용이면 연극은 거의 한달치인디...

 

 

 

그래서 거의 '그냥 보내자' 싶은 상황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건너 건너 초대권을 선물받음.

 

 

 

 

그럼 가야지.

 

 

 

 

 160114 프랑켄슈타인

CAST

유준상/한지상/서지영/안시하

 * 스포 다량

 

 

 

그냥 감상 한줄로 요약하면

재밌다.

볼거리 진짜 많다.

 

 

 

 

 

 

비싼 건 다 이유가 있어요.

대극장 뮤지컬 그래도 세 달에 한작품 꼴로는 봤는데

개중 돈냄새가 단연 압도적이여.

영상 뻥뻥 트는데 영상 디자인 퀄도 좋구.

세트 배경은 고전적 유화 분위기,

재연/회상은 애니메이션으로 다양하게 넣어놨더라고.

생창 기계를 비롯해서 무대세트도 압도적이구,

의상은 영상이나 무대에 비하면 많이 다채로운 편은 아닌데 그래도 현란하구요.

의상덕후 눈 돌아간다. 눈 돌아가.

 

 

 

 

 

 

 

스토리는 솔직히 덕후 노린 티 나고 한국식 신파st 느낌 겁나 뿌려놓은 것 같긴 함

뮤알못이라 이번 재연(재연 맞나?) 포스터 떴을 때 관심있게 보진 않았는데

그 와중에도 페어별 포스터가 주는 그 오묘한 노림수는 느껴졌지..

ㅋㅋㅋㅋㅋㅋ

 

 

실제 극 내용 역시 빅터와 앙리/괴물 간 감정을 인정할 듯 말 듯 하면서 애처로운 느낌으로 풀어낸 게

보면서도 와 이거 덕들이 쓴 연성글만 세계문학전집으로 한질이겠네 감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성할만 하다는 건 좋은 말론 상상할 여지가 많아 흥미롭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어딘가 스토리가 허술해서 관객의 상상으로 채워야 한다는 건데

일단 1막 초반에 빛났다 사라지는 앙리 뒤프레라는 인물이 파악이 좀 어렵긴 했다.

생각해 보면 빅터가 지위를 악용해서 접합술 연구에 써먹는다고 끌어간 거고

(분명 여기까진 앙리가 빅터는 물론이고 상황 자체를, 싫어하진 않아도 적어도 아 이게 아닌데 싶어하며 떨떠름해했음)

그러다 갑자기 전쟁 끝나서 이제 집에 갈줄 알았는데 웬걸 갑자기 빅터 따라감

 

 

 

 

뭐야 이 급전개는 싶어서 1차 당황스럽고

 

2차 당황은 한잔술 장면인데,

앙리 진짜 겁나 소심하고 찌질할 정도로 말도 없다가 갑자기 여기서 친구먹고 춤추고 난리남 아니 왜?

그냥 주사인가....

아무튼 그렇게 절친 먹었는데 갑자기 친구 먹은지 다섯 씬도 안 돼서 빅터 위해 죽어서 3차 당황 

금사빠... 아니 금우빠야 금방 우정에 빠져버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 몸을 너무 쉽게 바쳨ㅋㅋㅋㅋㅋㅋㅋ

연구에 그렇게 열정적이었던 건지도 난 그때 첨 알았네

아니 시체 접합은 싫다면서요 무슈 뒤프레....

 

 

 

무튼 그래서 인물의 행동 계기가 여기서 살짝 헐렁해서

광적으로 사랑했던 것이 아니고서야 머리까지 떼어줄 리 없는바 연성 계기와 소재가 안 생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듦

우정과 사랑의 정도가 지나쳤던 게 아니라면 앙리 뒤프레는 프랑스의 대호구로 위인전에 실려야될듯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 앙리가 극중에서 본인에겐 아주 잠시 설명됐던 빅터의 어린 날 상처에 대해 공감 내지 동정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고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떡밥들은 양이 좀 부족하긴 한데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근데 아무리 봐도 지가 연구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야 그 감정의 정체가 뭐든 빅터 때문이지

 

 

 

 

같이 본 지인이나 이 극을 봤던 다른 지인들은 극이 괴물 중심이다 생각한 거 같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극 보고 빅터맘 되어버렸다.

괴물은 대사가 많이 없어서 그런가(...) 물론 한배우 정말 잘한다 생각했고 존재감도 빅터랑 괴물이랑 균형이 잘 맞아서 좋았는데 내 생각은 이거다

대체 빅터가 뭔 죄임?

빅터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되어야하냐ㅋㅋㅋㅋㅋㅋ

어린날에 엄마 죽고 우연히 본 책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냐

어른들은 뭘 했냐고 애가 사이코 기질을 보이면 분서갱유하고 애를 특수반에 넣어줬어야지ㅠ_ㅠ

유일하게 말이 좀 통한다 싶던 누나랑 떼어놓기나 하고 망할어른들.... ((((((빅터))))))

 

 

한편 뒤집어 생각하면 그렇다고 해서 괴물은 뭔 죄냐 하는 것도 맞는데

빅터맘이 될지 괴물맘이 될지는 덕질의 모자가 점지하는 것 같다.

 

 

나는 빅터맘 기숙사인가 봄.

 

유준상 빅터 의외로 지르는 노래 잘 해서 놀랐다

연기야 말할 것도 없고

 

 

 

지괴는 탄생과 역경, 성격형성, 결말 쭉 보면서 되게 갓난애 같다는 느낌 혹은 삐뚤어진 수절을 하는 열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앙리도 괴물도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빅터에 대한 우정 빅터라는 창조주에 대한 열망, 원망, 배신감까지, 모든 감정의 원천이 빅터라서 그랬을 것.

노을이 부릅니다 전부 너였다

남자인데도 (특히 한국의) 연뮤에서 주로 여자들이 맡는 감정노선을 타고 있어서 되게 특이한 캐릭터네 싶었음.

이렇게 모든 감정과 행동의 방향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처음에 빅터가 입혀준 옷을 마지막까지 입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중간에 전투장에 끌려가서 노예생활 했었는데 옷 도로 어떻게 찾아 입은건지 날개옷 결국 찾아서 떨쳐입고 도망간 선녀도 아니고... 이쯤되면 집념분야 금메달리스트다

이 점에서 또 한번 연성의 계기가 생긴 거 같고

 

 

북극 갈때는 약간 이거 생각남

 

 

엘사는 지 혼자 살러 갔지 괴물은 여기 가서도 빅터한테 자기 찾아오라함

징한 놈........

 

 

 

 

 

정리하면

모성애 자극하는 '어린 날의 트라우마' + 사이코 + 그 사이코가 만든 사이코2 + 둘이 뭔가 있는 거 같지만 그것까진 설명 안해주고 끊는다 + 의상 영상 현란 + 썰고 죽이고 난리 남 + 넘버 전개들이 넘나 극적임 + 비극 =

 

 

 

덕을 낚으려고 작정했군....

그렇다면 낚여드립니다....

 

 

 

근데 1층이 14만원....

 

 

 

 

할인이벤트 좀 풀리려나. 한번은 더 보고 싶네.

 

 

 

 

아쉬워서 공식 튀타에서 무대 사진좀 끌어와봄.

이번 연도 건 아니지만...

 

 

첫부분에 영상 끝나고 생창 기계 돌진해서 나오는데 나 좀 전율했자나... 

 

 

 

괴물 : 렛잇고...

 

 

 

 

유준상 빅터 사진들

 

 

 

 

 

 

 

빅터-괴물 투샷들

마침 내가 보고 온 페어로 사진들 찍었더라고

 

 

 

 

 

 

 

 

이 사진 넘 좋음

남유럽 더운미남 얼굴(...)인데 뭔가 금욕적인 게

 

 

 

아 근데 괴물 사진 왜 이래요

코트 놔두고 왜 벗겨놨어...

 

 

 

 

 이건 좋다

 

 

 입술에 웬 소금을 이렇게(...)

 

 

 

 

 

연기도, 노래도 너무 멋졌던 엘렌여신 사진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