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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뮤지컬

[뮤지컬] 160325 윤동주, 달을 쏘다

CAST

윤동주_박영수

송몽규_김도빈 외 원캐스팅

이선화_하선진

 

 

 

박영수 배우는 지인이 좋아하는 배우다 보니 의도치 않게(?) 꽤 챙겨봐온 편인데 (이미 마돈크도 예매해버림) 볼 때마다 교회오빠의 전형처럼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키크고 마르고 동안인 외모도 그렇고 목소리가 굉장히 고우면서도 단단한 느낌이라고 할까, 어딘가 홀리하다. 무동 볼때 웬 백수가 이렇게 홀리한지 성가대 하다 뛰쳐나온 듯한 성스러운 기분에 묘해졌던 기억이 ㅋㅋ 창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박영수배우는 노래의 울림마저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겨서 사극할 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박영수의 분위기가 윤동주라는 캐릭터를 만났을 때 딱 제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졌다. 둘다 외유내강의 전형적 타입이랄까.  

 

윤동주는 보기 드문 영웅 캐릭터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에도 총칼이 아니라 시라는 '예술'로서 투쟁하는, 완전무결할 정도의 순수함을 지닌 투사더라.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는 그가 미련한 독불장군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겸손하고, 이루려는 바에 대해 사랑하는 여자(선화)는 물론 다른 이들의 희생을 바라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인 영웅 앞에 광광 울었다 ㅠ_ㅠ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동주라는 한 사람의 내면의 고뇌에 집중함으로써 시인을 현실적인 인물로 만들고, 시인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도록 만든다. 마지막 감옥에서의 장면은 지크슈의 지저스나 시련의 존프락터가 연상되기도 했다. 지크슈를 보면서 지저스도 인간이기에 할 수밖에 없는 고뇌와 고통을 겪었음을 보면서 공감의 눈물을 흘렸듯 윤동주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았다. 그에게 시로써 싸워주길 바라는 사람들의 '동주야, 듣고 싶다, 네 시!'라는 외침을 듣고 피를 토하듯이 별 헤는 밤을 울부짖는 모습. 사실 '듣고 싶다, 네 시!' 라는 외침은 민족의 요구일 수도 있고, 윤동주 자신의 내면에서 터져나오는 열정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시인의 '나라의 대표시인이 되는 위대한 업적'보다 고통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 '개인만의 투쟁방식'을 보여주는 연출은 이 극이 속칭 '국뽕'빠는 촌스러운 스토리로부터 벗어나 아름답고 세련된 영웅물이 되도록 다듬어 준다.

 

일단 박영수를 윤달쏘 공무원으로 지정하고 은퇴하면 연금도 줍시다.

 

 

 

 

어째서 극중에 가쿠란 입지않는....

극을 보고 나면 이게 가쿠란인지 사제복인지 구분이 안 간다. 왤케 성스러워 무대 위에서 슈 승천하는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