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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_문화생활/월간 관극일기

2017년 3월 관극 작품 후기

 

 

 

<<후기 작성 순서>>

No. / 극명 / 개인적 만족도(별점으로 표기, 5개 만점)
장르

연출or배우

짧은 감상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1. 쓰릴미 ★★★★

뮤지컬

송원근, 이창용 출연

저번달에 후기 쓴 관극 작품은 굳이 또 쓰진 않지만 쓰릴미는 특히 페어마다 전혀 다른 작품이니까... 그리고 런용 너무 잘하니까 내가 사랑하니까ㅠㅠ

원래 송원근 배우 팬이라서 보러간 건데, 물론 리차드의 개자식 연기도 완벽했지만 저날의 쓰릴미는 너무나 네이슨의 이야기였고 난생 처음으로 쓰릴미 보고 울고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이슨 난 당신이 슬퍼 너무 슬퍼 네이슨... 이창용배우 정말 잘하는구나 싶었다. 올드위키드송에서도 봤었는데 그땐 노래 비중이 많질 않았고 꽃의비밀은....umm...개그물이었어서 ㅋㅋㅋㅋ 완전히 분위기 확 다른 네이슨 연기랑 노래에 너무 놀랐네. 이번 시즌 쓰릴미는 이 페어만 봐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

  

제발 아무나 봐줘.....

 

 

 

 

2. 남자충동 ★★☆

연극

류승범 김뢰하 황영희 송상은 등 출연

 

가족을 잘 부양하려 했으나 그만 비뚤어지고 망해버린 가장의 이야기 .... 운수좋은 날부터 너무 많이 봐서 지겹다. 그나마 장정 깡패짓을 미화하거나 가족들이 눈물로 장정을 받아들이고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신파적 요소는 없었네. 하지만 이미 소재가 너무 올드해서 어쩔 수 없는 극이 되어버렸다. 찾아보니 조광화 연출 데뷔작이라고 함. 20년전 작품이면 당시로서는 좀 앞서나갔겠군 싶으나 2017년의 젊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엔 역부족이고, 겨우겨우 불쾌하지 않을 정도임. 그러나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불쌍한 누이' 라는 달래의 캐릭터 활용이나, 단단이가 포효하는 2막에서 폭소 터지는 관객들은 별로였네.

류승범 연기는 최근에 봤던 연뮤 출연 연예인 중 제일 좋았다. 한번쯤 보기는 좋은 극이지만, 조광화전 시리즈 또 예매할 생각은 별로 안 든다.

 

 

 

 

 

3. 헤카베 ★★★★

연극

곽지숙, 윤성원 등 출연

작년에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를 올렸던 극단LAS의 산울림 고전극장 신작. 역시 이번에도 여성의 삶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줘서 좋았음. 헤카베의 절박함을 연기하는 곽지숙 배우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헤카베를 처벌할 수밖에 없는 아가멤논, 그리고 플뤼메스토르의 모습을 통해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정치와 법률에 대한 현실 비판까지 담아낸 수작이었다. 전공이 그쪽이라 법률의 허점 이런거 현실적으로 짚어내는 부분 더 크게 공감갔음.

엔딩 장면도 좋았는데 등장인물들이 난타하듯이 테이블을 두드리고 그 위에서 헤카베가 망연자실 혹은 넋나간 표정으로 춤추는 게 ... 주변 상황에 흔들리고 치이는 그녀의 삶 같았음.

 

뭐 추천할 새도 없이 끝나버렸음

 

 

 

 

4. 프라이드 ★★★★

연극

배수빈, 박성훈, 임강희, 김지현, 이원, 양승리 등 출연

내 블로그에 박성훈 쳐서 들어온 사람들 다들 프라이드 보러오기야 약속. 1년만에 컴백해놓고 한달밖에 안하는 본진의 잔인한 스케줄과 더 잔인한 신입사원 교육일정 속에서 첫공 본다고 평일관극 보러 갔다가 체력과 감정 다 탈탈 털리고 그 주 주말에 앓아누웠음.

 

솔직히 저번 시즌 완전 후반까지 프라이드가 와닿은 적은 없었는데(솔직히 이건 극장 탓이다 망할 놈의 수현재.... 연기고 뭐고 시발놈의 단차 때문에 배우 얼굴이 안보이는데 뭘 느끼란 말이냐-_-) 이번엔 첫공부터 느껴버렸네. 공기 속에 짙게 일렁이는 그 무엇.

 

프리뷰건 뭐건 로딩 따위 없었고 남은 것은 두개의 눈구멍에서 흐르는 열줄기 눈물뿐이었다... 특히 25일 관극은 자체 인생레전드였음. 박배우는 그냥 아주 여고생 올리버가 되어버렸음 ㅋㅋㅋㅋ 두번째 하는 거라 그런가, 연기에 점점 마가 없어짐ㅋㅋㅋㅋ. 남는 부분이 없이 깨알같은 디텔로 채워버렸더라. 필립, 필립, 필립. 하고 마지막에 낮아지는 목소리나 마지막 신에서 '미안합니다' 라는 대사에 '뭐가 말이죠?' 하고 갑자기 58년도로 돌아가는 부분같이 내가 좋아했던 포인트들 그대로 가지고 돌아와서 고맙고 너무 좋고. 배락페어 합이 처음부터 너무 좋아서 1막 1장부터 거침없이 눈물 흘러나옴. 25일에는 올리버가 더 우나 객석에 앉아있는 내가 더 우나 눈물배틀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짐.ㅋㅋㅋㅋㅋㅋㅋㅋ 

 

지현실비아 초연 못봐서 기대했는데 진짜 너무 좋았다... 벙커트릴로지에서 김지현 보면 우는 병이 걸렸는데 프라이드 와서도 안 낫고 있다 이거에요. 그 특유의 쓸쓸한 느낌은 당연히 좋은데 넘치지 않게 덤덤하면서도 우울하고 짙은 단단함 같은게 있다. 이것이 한의 정서인가 싶넼ㅋㅋㅋ

 

이진희 임강희 배우와 확실히 느낌이 다른 게 2막2장에서 "가져가요 올리버, 당신 거에요. 당신 거 맞아요." 라는 대사를 일부러 밝은 척하지 않더라고. 그 장면에서 실비아가 '난 괜찮아'라는 듯이 일부러 말하지 않는 느낌이라 좋았다. 올리버도 그래서 더 미안했는지 뒤돌아볼 때 공손하게 손모으고 들음ㅋㅋㅋㅋ. 나머지 두 실비아는 밝은 톤으로 올리버를 보내고 혼자 무너져서 눈물 뚝뚝 흘림. 그것도 슬프지만 지현실비아가 덤덤하게 보내고 덤덤하게 눈물 흘리는 모습은... 뭐랄까 엄청 큰 슬픔을 껴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어디로 가야할 지를 분명히 깨달은 사람 같았음. 만추랑 벙커에서도 그랬는데 오랜 세월 견뎌내온 쓸쓸하고 강건한 어른 나무 같은 느낌을 주는 배우임.... 뭔 말인지 모르겠으니 존나 사랑한다는 말로 요약한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킬미나우 트와일라 해줬음 좋겠네. 내 모든 체수분을 눈구멍으로 쏟아낼 준비가 되어있다 이거에요.

 

제발 배락지를 아무나 봐줘... 

 

 

 

 

 


 

총 4작품 5회 관람.

 

빼박 비덕 아니냐.. 혈중관극수치 제로에 수렴한다.... 곧 죽겠다 이제... 시발 ㅠㅠㅠㅠ